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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능사를 만나다] 청각학과 졸업선배는 무슨 일을 할까?
    학과 공부/2학년 여름 방학 2023. 7. 19. 14:12

     

     

    청각학과는 대다수의 한국 사람들에게 아직은 생소한 학문이다.

    대학 내 전공으로는 한림대학교에서 2001년 언어청각학부를 신설하며 한국에 처음 들어왔으니까.

    청능사자격검정원(ATS) 공식 홈페이지의 연혁을 살펴보면 더 명확하다.

    제1회 청능치료사 자격 시험이 2002년 2월에야 이뤄졌다. (1회 의사국가시험은 1952년 이뤄졌다.)

     

    그만큼 청각학과가 어떤 곳인지, 졸업 후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정보가 많지 않다.

    어쩌면 졸업하신 선배님들 그리고 재학생인 내가 이 학문을 만들어가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 현역으로 일하고 계신 졸업선배를 만날 수 있다면 정말 큰 행운 아닐까.

     

     


     

     

    올해 한림대학교 청각학과 동아리인 H-AAA에 가입했다.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홍보지에 적힌 '청각센터 방문'이 참 매력적이었다.

     

    많은 청각학과 학생들이 졸업 전 경험을 위해 현장실습이나 인턴을 지원한다.

    그렇지만 2학년이 보청기 센터를 방문할 일은 거의 없다.

    졸업 선배님들을 현장에서 만날 일도 사실 없기에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지원 계기가 된 트리플에이 홍보지.

     

     


     

     

    그리고 대망의 센터 방문일. 조금 많이 긴장했다.

    이전 대학에서는 졸선, 즉 졸업선배 분들을 만날 일이 많았다.

    늘 술자리에서 경직된 채 말시중을 들던 기억이 아직 선명한 탓일까?

    굳은 로봇처럼 삐걱삐걱 센터 앞으로 걸어간 나를 선배님은 웃으면서 맞이해주셨다.

     

     

    견학하게 된 포낙보청기 광명점 입구.

     

     

    사주신 밀크티를 입에 물고 견학은 시작됐다.

    조원들과 선배님 모두 자기소개를 마친 후 센터를 둘러보며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우선 처음 살펴본 곳은 검사실이다.

    방음부스 없이 흡음재로 만든 벽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가격 면에서도, 개방감에 있어서도 더 나은 선택이라 느끼셨다고 한다.

     

     

    회색 흡음재로 만든 벽. 안에서 말하면 소리가 먹는다.
    방음실 내 검사도구들도 위치해있다.

     

     

    이 공간이 정말정말정말 마음에 들었다. 방음실이 이렇게 쾌적하다니?

    검진센터 사원 일을 하면서 본 방음부스도, 학교 실습센터도 모두 답답했다.

    학생 4명과 선생님 1분이서 수업을 하면 숨이 넘어갈 듯한 곳이 방음실이었다.

    확실히 부스 없이 높은 천장을 그대로 활용하니 머물기 편안하다.

     

    쾌적함 외에도 방음부스가 없으니 검사실 문 앞에 턱이 없다는 게 좋았다.

    휠체어가 그대로 들어가게 하기 위해 일부러 없이 지으셨다고 한다.

     

    요즘 나의 버릇인데, 어딜 가나 휠체어 접근성을 살피게 된다.

    난청인들 중 노인과 복합장애인의 비중을 생각하면 이런 설계가 더욱 중요하겠지.

    내가 센터를 짓더라도 이렇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검사 기계도 학교 것과는 많이 달랐다. (한림대에선 GSI-61을 주로 이용한다.)

    아동청각학 실습 때 사용한 portable 검사기처럼 작고 심플해보였다.

    어음검사결과지도 기존 검사도구를 사용해 직접 만드셨다고 한다.

    사소한 것 하나부터 수업 때 배운 내용들이 녹아들어가 있어 정말 신기했다.

     

     

    AD629 audiometer. GSI-61보다 버튼 수가 훨씬 적고 크기도 작다.
    여러 검사 목록을 고루 이용하기 위해 무작위 배치해둔 어음검사지.

     

     

    그 다음에는 재활실을 살펴보았다.

    포낙보청기 광명점에는 재활실로 쓰는 방이 두 개이다.

    청능재활도 당연히 진행하지만, 언어치료사 선생님도 계신다고 한다.

    아동들이 가지고 놀기 좋은 장난감들로 가득해서 보기만 해도 귀여웠다.

     

     

    검사실 옆 재활실.
    재활실 내부. 레고 피규어는 아이들이 아니라 선배님 용이라고 한다.
    두 번째 재활실. 장난감으로 가득하다.

     

     

    사람들에겐 '청능재활'이라는 개념 자체가 많이 어색할 것이다.

    청각학을 배우는 나조차 아직 언어재활과의 차이점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니까.

     

    선배님의 표현을 인용하자면, 청능재활은 '입력' 을 배우는 훈련이다.

    보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언어재활은 '출력'을 배운다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물론 언어는 입력과 출력이 합쳐진 분야이니 그 둘을 명확히 분리할 수는 없다.)

     

     

    상담실 내부.

     

     

    보건복지부는 장애아동들에게 발달재활서비스 바우처를 지급하고 있다.

    언어, 청능, 미술, 심리 등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센터들을 이용할 수 있는 지원금이다.

    그리고 그 센터들은 자격요건을 충족해야 바우처 사용 대상으로 선정될 수 있다.

     

     

    선배님께서는 처음부터 발달재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 센터를 시작했기 때문에,

    인테리어와 센터 구성 기준에 이 자격 요건을 최우선으로 두셨다고 한다.

     

     

    사실 대한민국에는 청능재활 전문가가 거의 없다.

    그 자체가 워낙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언어재활과 명확한 인식 구분도 되어있지 않다.

    그럼에도 이 일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이시는 모습이 존경스러우면서 벅차기도 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라고 물었을 때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선배님과 나눈 QnA>

     

    Q. 포낙보청기 광명점은 노인 분들 뿐만 아니라 아동 대상자들까지 모두 다루나요?

    A. 특정 생애주기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는 센터들도 있겠지만 우린 그렇지 않다. 발달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목적으로 센터를 개원한 만큼 당연히 아동 대상자들도 찾고, 노인 대상자 분들도 오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정말 전문가라면 아동을 재활할 수 있는 사람이 노인은 하지 못하고, 노인을 재활할 수 있는 사람이 아동은 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Q. 그래도 아동 청능재활 전문가가 많지 않다고 들었는데요.

    A. 많지 않은 게 아니라 없다. 거의 없다. 교류가 되는 전문가가 한 손에 꼽는다. 물론 재활이라는 게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보청기나 인공와우 적합 외에도 청능사가 대상자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임상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많이 들었습니다.

    A. 당연히 일하는 건 쉽지 않다. 이론이 잘 지켜지지 않는 임상 현실에 불의를 느낄 때도 많았다. 물론 처음 입사해서는 그런 관행에 따를 수밖에 없겠지만, 어느 정도 연차가 차서 결정 권한을 가지게 되면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그 날이 올 때까지 계속 초심을 잃지 않고 배우려는 자세다.

    물론 그 외에도 힘든 점은 또 있다. 대상자들이 개인 연락처로 영업 외 시간에 문의전화를 한다던가. 사람들을 돕기 위해 희생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본인이 맞출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우리 센터는 100% 예약제이다. 예약이 없는 날에는 대상자가 언제 올까 긴장한 채 앉아서 시간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 내 개인시간을 보다 자유롭게 활용하는 방법이다.

    직장을 선택하는 건 결국 본인 의지이다. 꼭 임상이 아니라도 괜찮다. 그렇지만 단순히 편한 일만을 찾는 건 좋지 못한 자세라고 본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직업을 원했다.

    기왕이면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직업.

    그럴 수 있는 학문을 배우고 있지만 막상 요즘의 생각은 또 다르다.

     

    두 번째 대학, 적지 않은 나이.

    안정적으로 적게 고생하고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

    그거라도 잘 하면서 남한테 폐 안 끼치고 살면 그만 아닐까 싶었다.

    언제 이렇게 변했는지 몰라도 그렇다.

     

    노인정 봉사를 가도, 유치원 실습을 가도 마음이 시원하지 않았다.

    사람들을 대하고 이야기하는 건 정말 행복하고 기분 좋은 일인데,

    막상 검사를 하라고 하면 긴장이 되어서 식은 땀부터 났다.

     

    이전 대학에서도 그런 사람들은 적지 않았다.

    사람 대하는 건 좋아도 술기가 죽어도 손에 안 익는 사람.

    환자랑은 친해도 원내 정치에는 익숙해지지 않는 사람.

    괴로워하며 일하거나, 임상이 아닌 행정이나 회사로 떠나거나.

    내게서 멀지 않은 이야기라고 느껴진다.

     

    그렇게 힘들면 편한 일 해. 봉사는 취미로 하고.

    나도, 힘들어하는 나를 보는 가족도 이제는 받아들인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 생각이 참 많아진다.

    아무래도 이건 졸업 전까지는, 아니 그 이후에도 이어질 고민 같다.

     

     


     

     

     

     

    포낙보청기 광명센터 홈페이지: http://phonak.co.kr/gwangmyeong/home/

     

    포낙보청기 메인페이지

    전문성을 갖춘 포낙보청기 광명센터 내 귀에 잘 맞는 보청기를 구매하는 것만큼, 적응과 유지를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포낙 광명센터에서 만족스러운 보청기

    phonak.co.kr

     

    포낙보청기 광명센터 블로그: https://m.blog.naver.com/audiologistshin

     

    광명 포낙보청기 청각언어센터 : 네이버 블로그

    Speech-Language Pathologist & Audiologist 청능사/청능재활/언어재활사/언어재활 문의 02-2066-9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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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각학과가 궁금하다면?: https://youtu.be/FxKOZTnXh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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