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능사를 만나다] 청각학과 졸업선배는 무슨 일을 할까?
청각학과는 대다수의 한국 사람들에게 아직은 생소한 학문이다.
대학 내 전공으로는 한림대학교에서 2001년 언어청각학부를 신설하며 한국에 처음 들어왔으니까.
청능사자격검정원(ATS) 공식 홈페이지의 연혁을 살펴보면 더 명확하다.
제1회 청능치료사 자격 시험이 2002년 2월에야 이뤄졌다. (1회 의사국가시험은 1952년 이뤄졌다.)
그만큼 청각학과가 어떤 곳인지, 졸업 후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정보가 많지 않다.
어쩌면 졸업하신 선배님들 그리고 재학생인 내가 이 학문을 만들어가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 현역으로 일하고 계신 졸업선배를 만날 수 있다면 정말 큰 행운 아닐까.
올해 한림대학교 청각학과 동아리인 H-AAA에 가입했다.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홍보지에 적힌 '청각센터 방문'이 참 매력적이었다.
많은 청각학과 학생들이 졸업 전 경험을 위해 현장실습이나 인턴을 지원한다.
그렇지만 2학년이 보청기 센터를 방문할 일은 거의 없다.
졸업 선배님들을 현장에서 만날 일도 사실 없기에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대망의 센터 방문일. 조금 많이 긴장했다.
이전 대학에서는 졸선, 즉 졸업선배 분들을 만날 일이 많았다.
늘 술자리에서 경직된 채 말시중을 들던 기억이 아직 선명한 탓일까?
굳은 로봇처럼 삐걱삐걱 센터 앞으로 걸어간 나를 선배님은 웃으면서 맞이해주셨다.
사주신 밀크티를 입에 물고 견학은 시작됐다.
조원들과 선배님 모두 자기소개를 마친 후 센터를 둘러보며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우선 처음 살펴본 곳은 검사실이다.
방음부스 없이 흡음재로 만든 벽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가격 면에서도, 개방감에 있어서도 더 나은 선택이라 느끼셨다고 한다.
이 공간이 정말정말정말 마음에 들었다. 방음실이 이렇게 쾌적하다니?
검진센터 사원 일을 하면서 본 방음부스도, 학교 실습센터도 모두 답답했다.
학생 4명과 선생님 1분이서 수업을 하면 숨이 넘어갈 듯한 곳이 방음실이었다.
확실히 부스 없이 높은 천장을 그대로 활용하니 머물기 편안하다.
쾌적함 외에도 방음부스가 없으니 검사실 문 앞에 턱이 없다는 게 좋았다.
휠체어가 그대로 들어가게 하기 위해 일부러 없이 지으셨다고 한다.
요즘 나의 버릇인데, 어딜 가나 휠체어 접근성을 살피게 된다.
난청인들 중 노인과 복합장애인의 비중을 생각하면 이런 설계가 더욱 중요하겠지.
내가 센터를 짓더라도 이렇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검사 기계도 학교 것과는 많이 달랐다. (한림대에선 GSI-61을 주로 이용한다.)
아동청각학 실습 때 사용한 portable 검사기처럼 작고 심플해보였다.
어음검사결과지도 기존 검사도구를 사용해 직접 만드셨다고 한다.
사소한 것 하나부터 수업 때 배운 내용들이 녹아들어가 있어 정말 신기했다.
그 다음에는 재활실을 살펴보았다.
포낙보청기 광명점에는 재활실로 쓰는 방이 두 개이다.
청능재활도 당연히 진행하지만, 언어치료사 선생님도 계신다고 한다.
아동들이 가지고 놀기 좋은 장난감들로 가득해서 보기만 해도 귀여웠다.
사람들에겐 '청능재활'이라는 개념 자체가 많이 어색할 것이다.
청각학을 배우는 나조차 아직 언어재활과의 차이점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니까.
선배님의 표현을 인용하자면, 청능재활은 '입력' 을 배우는 훈련이다.
보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언어재활은 '출력'을 배운다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물론 언어는 입력과 출력이 합쳐진 분야이니 그 둘을 명확히 분리할 수는 없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아동들에게 발달재활서비스 바우처를 지급하고 있다.
언어, 청능, 미술, 심리 등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센터들을 이용할 수 있는 지원금이다.
그리고 그 센터들은 자격요건을 충족해야 바우처 사용 대상으로 선정될 수 있다.
선배님께서는 처음부터 발달재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 센터를 시작했기 때문에,
인테리어와 센터 구성 기준에 이 자격 요건을 최우선으로 두셨다고 한다.
사실 대한민국에는 청능재활 전문가가 거의 없다.
그 자체가 워낙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언어재활과 명확한 인식 구분도 되어있지 않다.
그럼에도 이 일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이시는 모습이 존경스러우면서 벅차기도 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라고 물었을 때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선배님과 나눈 QnA>
Q. 포낙보청기 광명점은 노인 분들 뿐만 아니라 아동 대상자들까지 모두 다루나요?
A. 특정 생애주기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는 센터들도 있겠지만 우린 그렇지 않다. 발달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목적으로 센터를 개원한 만큼 당연히 아동 대상자들도 찾고, 노인 대상자 분들도 오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정말 전문가라면 아동을 재활할 수 있는 사람이 노인은 하지 못하고, 노인을 재활할 수 있는 사람이 아동은 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Q. 그래도 아동 청능재활 전문가가 많지 않다고 들었는데요.
A. 많지 않은 게 아니라 없다. 거의 없다. 교류가 되는 전문가가 한 손에 꼽는다. 물론 재활이라는 게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보청기나 인공와우 적합 외에도 청능사가 대상자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임상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많이 들었습니다.
A. 당연히 일하는 건 쉽지 않다. 이론이 잘 지켜지지 않는 임상 현실에 불의를 느낄 때도 많았다. 물론 처음 입사해서는 그런 관행에 따를 수밖에 없겠지만, 어느 정도 연차가 차서 결정 권한을 가지게 되면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그 날이 올 때까지 계속 초심을 잃지 않고 배우려는 자세다.
물론 그 외에도 힘든 점은 또 있다. 대상자들이 개인 연락처로 영업 외 시간에 문의전화를 한다던가. 사람들을 돕기 위해 희생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본인이 맞출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우리 센터는 100% 예약제이다. 예약이 없는 날에는 대상자가 언제 올까 긴장한 채 앉아서 시간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 내 개인시간을 보다 자유롭게 활용하는 방법이다.
직장을 선택하는 건 결국 본인 의지이다. 꼭 임상이 아니라도 괜찮다. 그렇지만 단순히 편한 일만을 찾는 건 좋지 못한 자세라고 본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직업을 원했다.
기왕이면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직업.
그럴 수 있는 학문을 배우고 있지만 막상 요즘의 생각은 또 다르다.
두 번째 대학, 적지 않은 나이.
안정적으로 적게 고생하고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
그거라도 잘 하면서 남한테 폐 안 끼치고 살면 그만 아닐까 싶었다.
언제 이렇게 변했는지 몰라도 그렇다.
노인정 봉사를 가도, 유치원 실습을 가도 마음이 시원하지 않았다.
사람들을 대하고 이야기하는 건 정말 행복하고 기분 좋은 일인데,
막상 검사를 하라고 하면 긴장이 되어서 식은 땀부터 났다.
이전 대학에서도 그런 사람들은 적지 않았다.
사람 대하는 건 좋아도 술기가 죽어도 손에 안 익는 사람.
환자랑은 친해도 원내 정치에는 익숙해지지 않는 사람.
괴로워하며 일하거나, 임상이 아닌 행정이나 회사로 떠나거나.
내게서 멀지 않은 이야기라고 느껴진다.
그렇게 힘들면 편한 일 해. 봉사는 취미로 하고.
나도, 힘들어하는 나를 보는 가족도 이제는 받아들인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 생각이 참 많아진다.
아무래도 이건 졸업 전까지는, 아니 그 이후에도 이어질 고민 같다.
포낙보청기 광명센터 홈페이지: http://phonak.co.kr/gwangmyeong/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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